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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지외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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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치마 입은 아들과 사위 누가 더 예쁠까?(36) - 앞치마 입은 아들과 사위, 누가 더 예쁠까요? 오메~! 참말로 요사시러운 질문을 하는구먼 그려. 나가 누가 더 이쁘다고 대답허면 쓰겄소? 아들? 사우? 근디 솔찍히 말혀서 울 아들보다 사우가 입은 앞치마가 훨~ 이쁘구만 그려. 머시여? 정답이라고라? 참말이여? 근디 으짤끄나? 대답 해놓고봉께 쪼까 걸쩍지근허네. 사우네 어르신들이 내가 헌 말을 들으면 머시라 허겟소? 손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처럼 즈그 아들은 앞치마가 어울리지 않응께 사우 앞치마만 이쁘다고 꼬셔서 맨날 정지서 설거지만 시켜먹는다고 서운해 헐거시구만... 근디 쪼까 생각해보믄 사우네 어른들 말씀도 틀린 말은 아니여. 나도 그분네들 말씀 이해혀라. 사실, 몇 년전만 같아도 금이야 옥이야 길러 장개보낸 아들이 맨날 앞치마 두르고 정지에서 설거..
심성 고운 아내 만들기, 남편 하기 나름이여! 아들! 집안에 먼일이 있는 거여? 긍께, 똘지 에미랑 쌈박질 한 거 아니냐고 에미가 시방 묻잖여? 평소에 똘지 에미가 저런 말을 하는 여자가 아니잖어? 써글넘! 니들은 우째 한달이 멀다하고 집안이 조용할 날이 없냐? 자기가 델꼬 사는 여편네 입에서 껀덕허면 저런 속창아리 읎는 소리가 나오면 안봐도 뻔한 거시제. 아들! 니한테 문제가 있는 거시여. 냄편이 되가꼬 자그 여편네 하나 맘편히 거두지 못하면 그게 먼 냄편이여? 냄편이란 그 집안의 기둥이여. 기둥이 자그 집안에서 힘아리 딱 줘서 중심잡고 있으면 여편네가 어찌 따따부따 저런 투정을 허겄냐? 아들! 혹시라도 바깥에서 쪼까 기분나쁜 일을 당혔어도 집에 들어와선 암시롱 안한 얼굴맨치로 인상을 펴야 혀. 근디 너맹키로 속창아리 읎시 매일 피곤하다고 안방 침..
남편이 끓여주는 라면이 더 맛있어 대부분의 여자는 말한다. 라면은 여자들보다 남자들이 끓여주는 게 더 맛있다고. 왜 그럴까? 여자들이 꼼지락거리기 싫어서일까? 흔히들 남자는 라면 끓이기 하나에 생명(?)을 건다고도 한다. 여자들이야, 원래 다이어트에 신경 쓰기 때문에 별로이겠지만 남자들은 오로지 맛에 정성을 모두 쏟는다는 얘기다. 어떻게 끓이면 더 맛있게 끓일 수 있을까? 어떻게 끓이면 한 끼의 영양분으로 충분할까? 나름대로 머리를 싸매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다. 라면 봉지 뒤에 쓰여 있는 레시피 그대로도 끓여보고, 콩나물, 떡국 떡, 치즈, 양파, 대파, 버섯, 심지어는 청양고추 몇 개까지 집어넣었다 빼기를 반복해서 끓여본다. 하지만 최종 결론은 이것도 저것도 아니었다. 최고의 맛 라면 끓이는 방법은 바로, 물, 불, 시간 이 세 가지..
나는 남편 가슴속에 있다? 없다? 아무것도 아닌 일로 남편과 살짝 다퉜다. 도대체 저 남자 가슴속엔 '나'라는 존재가 있기나 한 걸까? 문득 궁금했다. 어느 날. 나는 남편의 가슴속을 살짝 들여다 보았다. 어머머? 그이의 가슴속엔 상상이외로 내가 아주 커다랗게 자리 잡고 있었다. 낯이 화끈거렸다. 부부란 서로 '믿음'으로 산다고 했는데... 잠시라도 의심했던 내가 부끄럽기만 하다. ---- 쯧쯧쯧... 지집아가 껀덕허먼 지그 냄편을 의심하고 자빠졌구만 그려. 고로코롬 믿지 못하면 쌔고 쎈 앞날을 어찌 살아갈거여? 참말로 실덕벌덕헌(변덕) 지집아 맞구만 그려. 지집아야! 사람에 대한 의심은 병이여. 그 병이 쌓이면 으뜻게 되는지 아능겨? 내가 봉께 깍지애비는 입이 무거운 냄자여. 냄자가 누구처럼 즈그 마누라 앞에서 촐랑대며 '사랑해, 사랑..
은근 슬쩍 아들 편드는 시어머니 아들! 니가 멀 을마나 잘못혔길래 저리 착한 메눌아그가 아침부터 소락떼기를 꽉꽉 질러쌀까? 니는 백번천번 욕먹어 싸다 싸! 써글넘. 그려, 잘혔다 울 메눌아그야! 남자가 못돼 처먹을 짓을 했을띠는 인정사정 볼꺼읎시 아예 그 자리에서 콱 뿌리를 뽑아뻔지야 혀! 맴이 약해서 기냥 놔 뻔지믄 남자라는 동물은 지가 잘못한 줄을 모르고 기고만장혀가꼬 더욱 더 여편네를 깔본당께. 그러치만은 아그야! 여자가 가심쏙이 문드러져 아주 상해불면 먼말을 못허겄냐. 나라도 기냥 참진 못혀. 근디... 그런디 말이여. 아무리 남편꼬라지가 밉직허도 욕은 쬐까 가리서 허긴 혀야 혀. 우째쓰것냐. 그란혀도 으쩔수 없시 내가 델꼬사는 남편인디 어쩔거시여. 한창 열나서 지도 모르게 툭툭 쏘아대능 여자의 말중엔 가끔 독화살이 되어 남자를..
엄마는 변덕쟁이라니까요 "어유~ 얄미워 죽겠어" "밥 먹는 모습도 꼴 보기 싫어" "실실 웃어넘기는 모습은 더 싫단 말이야" "잘할게! 잘할게! 말뿐이지 뭘 잘했어?" 엄마의 병이 또 도졌습니다. 아빠가 회사로 출근하고 나자마자 소파에 길게 누워 혼자서 아빠의 흉을 보고 있습니다. 내가 옆에 있는 줄도 모르는가 봐요. 여자들은 변덕이 많다고 시골 외할미가 말하더니 정말 그 말이 맞는 말인가 봐요. 아빠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엄마를 밉다고 한 적이 없는데 엄마는 정말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은근히 걱정된다니까요. 나도 이다음에 어른이 되면 변덕쟁이 엄마처럼 될 것 같아서요. 딸은 엄마를 닮는다고 하잖아요. 아~ 변덕쟁이 울 엄마! 지금은 저렇게 얼굴에 인상을 쓰면서 누워 있지만 보나 마나 하룻밤 자고 나서 내일 아침 아빠가 출..
내 가슴속에는 수많은 내가 살고 있다 내 가슴속에는 수많은 내가 살고 있다. - 간드러지게 웃는 나. - 심통스러운 나. - 질투로 꽉 차 있는 나. - 심드렁해 있는 나. - 아무런 일도 아닌데 삐져있는 나. - 여우 탈을 뒤집어쓴 나. 나는 매일 아침 출근하는 남편의 기상도에 따라서 내 가슴속의 또 다른 '나'를 골라 남편 앞에 내려보낸다. 오늘 아침은 출근하는 남편 앞에 꼬리 살살 흔드는'여우 같은 나'를 내려보냈다. 어젯밤 토닥토닥 싸움을 해서 심통이 부어있는 남편을 달래기 위해서다. 남편은 어이없다는 듯 내 분신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어머? 혹시 남편은 나의 이런 비밀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가슴이 철렁했다. ------ 에구~ 지집아야! 저 변덕을 워째야쓰까이. 참말로 이 어메가 너 땜시롱 가슴이 벌렁거려 미치겄다. 내 ..
숨 막히는 남편의 칼퇴근 오후 6시 정각. 회사에서 남편의 '칼퇴근'은 1분 1초도 지체 없이 집으로 직행했다. 그런 남편의 행동이 신혼 때는 더없이 좋았다. 그러나 그것도 한두 달이지 수삼년이 지난 지금은 정말로 숨이 탁탁 막혀 죽을 것만 같다. * 자기야! 그렇게도 내가 좋아? * 말로만 듣던 페미니스트가 바로 자기야? * '바깥남자'라는말도 있던데 자기는 어쩜 그렇게 '집'만 밝히니? * 자긴 주위에 술친구도 없는 거야? * 회사 동료들이 자기보고 '땡돌이'라고 놀리지 않아? * 정말 빼도 박도 못하는 그런 남자가 정말 자기가 맞아? 남편에게 수시로 쏘아대는 나의 이런 물음 자체가 낯 뜨거운 줄 안다. 한때는 그런 남편이 나도 너무 좋았었으니까. 나를 보고 '죽 끓는 여자의 변덕'이래도 나는 아무 말 못 하겠다. "자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