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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지외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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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가끔 엉큼한데가 있다 나도 안다. 이 남자가 또 무슨 짓을 저지르고 나한테 들킬까 봐 요따위 짓을 하는 거. 하여튼 남자들은 너나없이 엉큼스럽다니까. 알았어! 자기야! 모두 다 용서해 줄게 다 말해봐. 아~ 됐다니까! 그만 힘줘. 내 어깨 빠진단 말이야! 이그~ 정말 내가 못 살아. 얼레~! 지집아가 초장부터 여우짓허구 자빠졌네, 잉. 아~! 눈깔 희번떡 뜨지말구 서방이 이쁘다구 끼안아주면 그양 모른체하고 안길꺼시제 먼 잘낫다구 인상 칵칵 쓰고 지랄이여, 시방. 머니머니혀도 여편네는 지 냄편이 이쁘다고 할적엔 몬이기는체하구 몸땡이 매껴버리는 거시여. 머시여? 엄마가 나서서 챙견하지말라고? 깍지 애비가 저렇게 순진한 척 하는 건 연극이라고? 엄마는 뭘 몰라서 그런다고? 그려, 그라제~! 내도 알어. 허긴 냄편과 몸땡이 붙어 사..
'고부갈등' 치료제라는 약 “동태는 지느러미, 그리고 아가미와 내장을 떼어낸 뒤 흐르는 물에 깨끗이 손질해서 네 토막 정도로 잘라야 해. 그래서 냄비에 넣어 끓이다가 어느 정도 익었을 때 소금 약간, 풋고추, 붉은 고추와 대파를 어슷어슷 썰어 넣어 끓여라. 그러다가 청주를 두어 스푼 따라 넣은 다음 다진 마늘에 생강 집어넣고… 아~ 고춧가루가 빠졌구나” “예, 어머님. 그리고 쑥갓도 같이 집어넣어야죠?” "그래, 그래. 맛을 좀 보면 칼칼하고 얼큰하고 시원할 거야. 깍지 아비가 아주 좋아하겠구나. 네가 생각해서 끓였다고 해라” “히히히… 알았어요. 어머님! 요즘 환절기니까 감기 조심하세요” 엄마는 방배동 할머니의 전화를 끊더니 나에게 슬쩍 윙크합니다. 나는 그 윙크의 이유를 다 알거든요. 만날, 만날, 시골 외 할미에게 물어보던 ..
엄마, 나 이런 남자와 살아요 휴일 아침이다. 늦은 아침밥을 먹고 난 후의 일이다. 남편은 식탁 앞에서 곧바로 앞치마를 두르더니 빈 밥그릇과 찬 그릇을 모아 곧바로 싱크대의 개수대에 쏟아놓고 시키지도 않은 설거지를 손수 하고 있었다. 나는 의외라고 생각해 그런 남편 뒤에 다가가 살짝 물어봤다. "오늘 웬일이야? 이렇게 솔선해서 설거지를 하다니" "............" "왜 대답 없어? 화가 났어? 아님 뭐가 못마땅해 삐딱선을 탄 거야?" "............" 재차 물었지만 남편의 입술은 열리지 않았다. 무슨 일일까? 답답했다. "혹시 말이야. 내가 당신을 손안에 꽉 쥐었다고 생각해?" "무슨 말씀이셔? 내가 자기 손안에 쥐었다니? 우리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나 스스로 자기 손안에 쏙 들어간 거지 왜, 뭐가 잘못됐어?" 남편은..
아빠는 왜 엄마 눈치를 보지 않을까? "깍지야! 너는 오늘 엄마가 만든 계란찜이 맛있다고 생각하니?" "쉿~ 아빠! 엄마가 뒤에서 노려보고 있잖아요" 아빠는 참 눈치가 없습니다. 엄마가 오랜만에 정성껏 만든 계란찜인데 "와아~ 계란찜 정말 맛있네" 하면서 드시면 좋을 텐데 왜 눈치 없게 저렇게 말씀하시는 가 모르겠어요. 저러다 엄마가 샐쭉해지면서 삐지면 어떻게 하려는지 모르겠어요. 눈치 없는 아빠 때문에 내가 간이 콩알만 해질 것 같아요. 지난번에도 엄마가 정육점에 가서 돼지 앞다리살 사다가 애써 끓인 김치찌개를 아빠가 눈치 없게 맛이 별로라고 한마디 했는데 엄마가 샐쭉해져서 며칠 동안 싸늘한 분위기였었거든요. 아빠는 정말 못말려요. 나도 이다음에 커서 결혼하면 아빠같이 눈치 없는 남자 만날까 봐 은근히 걱정된다니까요. ------- 왕마?..
세상 남자들 모다 거기서 거기여. 써글년, 또 머땀시 즈그 서방 트집을 잡는 거여? 여편네는 지아비를 귀하게 여기라고 느검메가 수백번도 더 일렀는디 벌써 까묵었냐? 여자가 고분 고분혀야 서방헌티 대우받는 거시여. 내가봉께 시방 니 눈에는 느그 서방이 시상에서 제일 못나보이는거 가트냐? 에구~! 지집아야, 시상 남자들 알고보면 모다 거기서 거기여. 내맘에 쏘옥 드는 남자가 워디 있간? 갠한 헛소리 허들 말고 김서방헌티 잘 혀라. 글고, 오늘 저녁부터라도 맛있는 음석이나 많이 해줘라. 김서방은 입이 걸혀서 나물도 잘 묵고 전도 좋아하드만. 냄자는 집에서 여편네가 해주는 맛있는 밥 묵어야 힘이 나는 거시여. 사람사는 거 별거 아닌께 씨잘때 읎는 욕심 부리지 말어. 돈도 명예도 건강 읎시는 아무짝에도 쓸데 없어야. 느그들 둘이서 만난 거 찾아 ..
아침밥 매일 찾아 먹는 남편 촌스러워 365일 하루도 빼놓지 않고 아침밥 꼭꼭 챙겨 먹고 출근하는 남자. 아마도 이 세상에 제 남편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는 잘하는 일이지만 가끔은 얄밉기도 하고 어느 때는 무식해 보이기도 합니다. 아파트 이웃집 남편들은 하루종일 피곤한 아내를 위한다고 눈 뜨자마자 아침밥은커녕 곧장 회사로 출근해 커피 한잔 뽑아 먹든가 아니면 회사 앞 노점상에서 김밥이나 토스트 한 조각으로 밥대신 때운다는 데… 사실말이지, 365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른 새벽부터 눈 비비며 일어나 아침 밥상 차린다는 거 은근히 귀찮은 일 아니에요? ----- 얼레~! 이일을 워째야쓰까이. 시방 야그한 저 아그가 울 메누리 맞소? 시상에나, 시상에나~! 그래도 그렇제, 꼭두새벽부텀 즈그 마누래, 자슥새끼 벌어먹이려..
엄마! 이번 추석엔 시골에 못내려가요. "엄마! 죄송해요. 추석인데도 시골에 못 내려가서... 똘지에 미랑 나랑은 아직도 코로나 백신 2차를 맞지 못했어요. 아버지도 편안하시지요? 다음 주에 백신 2차 맞고 그래서 코로나가 좀 사그라지면 회사에 며칠 휴가 내서 바로 시골에 내려가 뵙게요. 죄송해요." "그려~ 그려라! 죄송하긴 머시 죄송혀? 거, 머시여. 나라에서 백신인가 먼가 맞지 않은 사람끼리는 서로 만나면 위험하다고 난리잖어. 잘 생각혔다. 니들이 내려오면 우리가 신경써서 안되야. 물론 우리 손자 똘지랑, 니 마누래랑 보고자퍼 맴이 짠허지만 근다고 어쩔거시여? 세월이 오살나게 지럴가튼디... 아무튼 잘 생각혔다. 똘지에미도 맴 심란하게 생각허지 말라고 혀라. 써글넘의 시상이 웬수여. 웬수! 그려~ 이만, 전화값 많이 나온게 끊자" "아~..
설거지 잘못했다고 남편 야단치는 며느리 "여보! 이 그릇 좀 보라니까. 미끈미끈한 세제가 씻겨 내려가지 않고 그대로 묻어 있잖아. 설거지 도와준다고 폼 잡고 말했으면 제대로나 했어야지! 결국 내가 두 번 일하는 거 아니야?" 오메~ 으짠다냐. 며늘아그야! 그려~. 니가 허는 말,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여. 써글넘이 설거지 헌다고 두팔 걷고 나섰으면 깔끔허게 지대로 혔었어야징. 아그야! 우찌대뜬 니 서방 그넘은 욕 묵어싸다. 남자들은 젊으나 늙으나 모다 자신이 설거지하는 거슨 마누래 일 도와주는 거라고 큰소리 팍팍 치면서 껄떡대고 폼잽는 꼬락서니가 참말로 꼴불견이여. 글씨, 요사가튼 시상에 집안 일 가꼬 여자일, 남자일 하나하나 갈라놓는 넘이 어데 있능겨? 집안일은 보는 사람이 아무나 먼저 하믕 되능거시지. 긍께, 이젠 설거지하는 것도 냄자도 ..